디자인

다운타운의 디자이너 부티크와 새롭게 문을 연 스타일리시한 와인 바들을 둘러보면 당신은 디자인과 창의성의 온상인 부다페스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지난 10년 동안 벌어진 일이 아니다. 헝가리는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들과 혁신가들을 배출한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이다.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놀았을 루빅스 큐브를 처음 만든 사람은 바로 헝가리 건축가이다.

헝가리 태생의 라슬로 모호이 너지László Moholy-Nagy (1895–1946)는 모더니즘의 선구자이다. 1920년 베를린으로 간 그는 20세기를 풍미한 바우하우스의 일원으로 1937년 시카고에 정착한 뒤 자신만의 디자인 스쿨을 설립했다.  부다페스트의 미술 디자인 대학Moholy-Nagy University of Art and Design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줄여서 MOME 로 불리는 이 대학은 1880년  목공예 클래스를 시작으로 지금은 독립 응용 미술 학교로 발전했으며, 19세기 말에는 여러 개의 세계 박람회에서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이 대학의 성공은 이곳에서 수학한 국내외의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헝가리 패션계와 디자인계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Réka Bucsi가 졸업 프로젝트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Symphony no. 42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바우하우스에서 활약한 또 다른 헝가리 예술가로 건축가로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 (1902-1981)가 있다. 그는 디자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의자- 자전거 핸들 바에서 영감을 얻어 관 모양의 철제만을 구부려 만든 심플한 의자-를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페스트 13구에 위치한 우이리포트바로슈Újlipótváros는 바우하우스 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으로, 부다페스트의 많은 고급 빌라들이 이 양식을 재현하고 있다. 호수리피슈Hosszúlépés 와 부퍼프Bupap는 모두 이 지역을 둘러보며 건축물에 숨겨진 역사와 건축적 특징을 감상할 수 있는 도보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헝가리 디자인 역사를 배우고 싶다면 응용미술 박물관 Iparművészeti Múzeum(Museum of Applied Arts)에 들르는 것도 좋다. 기획전뿐 아니라, 방대한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 제품들의 상설 전시가 열리는 이곳은 건물 그 자체가 아르누보 양식의 걸작품으로 뽑힌다. 좀더 깊이 있게 알고자 하면 너지티티니 성 박물관 Nagytétény Kastély Múzeum에 가볼 것을 권한다. 응용미술 박물관의 일부분으로, 18세기 후기 바로크 양식을 대표하는 이 건물은 고딕양식에서 비더마이어 양식까지 가구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상설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이며, 호화로운 태피스트리 컬렉션과  세계적인 명품 시계 컬렉션도 감상할 수 있다. 

헝가리는 이처럼 빛나는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오늘날도 끊임없이 크고 작은 혁신이 계속되는 곳이다. 헝가리인이 고안해낸 '프레지'는 전세계의 영상 프리젠테이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으며, 고유한 브랜드 이름이 그 분야 상품 전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사용되는 영애를 누리고 있다. 우리 시대 디자인 트렌드와 변화를 생생히 느끼고 싶다면 매년 10월에 열리는 부다페스트 디자인 위크 현장에 가시길 권한다.